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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넷플릭스 영화 옥자

by 제이의 영화 2021. 2. 3.
넷플릭스 영화 "옥자" 리뷰 

 

 

1. 옥자와 미자 

 

 

시골에 사는 산골 소녀 미자.

옥자는 미자와 할아버지가 키우는 슈퍼피그이다. 옥자는 미자의 사랑을 듬뿍 받고 성장하였다고 해도 반려동물이 아닌 가축동물이다. 즉, 여느 가축동물이 그러하듯 결국 사람들을 위한 고기가 되어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것이 옥자의 운명이다. 옥자를 위해서라면 못할 것이 없는 미자는 옥자를 구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난다. 

 

2. 옥자의 몸값으로 지불한 금돼지 

 

 

ALF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슈퍼돼지가 탄생했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공개함으로써 모든 슈퍼피그들을 탈출시킬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이들의 계획은 전부 수포로 돌아가고 그들은 단 한 마리의 돼지도 탈출시키지 못한다. 결국 옥자를 구출해낸 이는 바로 미자였다. 

 

미자는 옥자를 데려오기 위해 낸시와 거래를 한다. 옥자를 풀어달라고 호소하는 ALF와 달리 미자는 낸시에게 금을 주고 옥자를 데려온다. "I want to buy Okja, alive" 라고 말하며 산 채로 옥자를 데려가길 원한다. 봉준호 감독이 말하길 미자가 건넨 금돼지는 운송비를 포함한다 하더라도 미자가 훨씬 더 손해 보는 거래였다고 했다. 돈보다 귀한 옥자이지만 결국은 돈으로 거래해야 했던 옥자였다. 미자에게는 그 얼마를 지불해야 한들 아깝지 않을 존재가 바로 옥자였다. 낸시에게 옥자는 돈이었고 미자에게 옥자는 값을 지불해야만 살 수 있는 가족이었다. 

 

《씁슬하지만 현실적이었던 결말》

 

 

옥자와 함께 돌아가는 길에 새끼 슈퍼피그도 함께 구출해낸다. 새끼만이라도 살리기 위해 슈퍼피그 엄마, 아빠가 전기 철조망 사이로 자신의 아이를 미자와 옥자에게 건넨다. 그리고 옥자는 새끼 슈퍼피그를 자신의 입속에 숨긴다. 

 

참 현실적인 결말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영화라고 해도 어린 미자가 모든 슈퍼피그들을 구출해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미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자신의 가족인 옥자를 데리고 오는 것이 전부였다. 결국 근본적인 것_인간이 과도한 육식을 즐기는 것_이 해결되지 않으니 이 어린 소녀의 용기도, ALF의 동물해방 계획도 모든 슈퍼피그를 살리지 못했다. 

 

3. 미란도는 악이고 ALF는 선인가?

 

 

미란도 회사는 실험실에서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이윤을 최대로 만들어낼 수 있는 품종을 개량하는데 성공하다. 유전자 조작 실험을 통해 만들어진 슈퍼피그들을 마치 대자연의 선물인 양 자연적으로 탄생한 것처럼 속여 사람들에게 판매한다. 선악으로 구분한다면 미란도 회사는 악이 맞다. 그러나 미란도 회사는 고기를 더 저렴한 가격에 많이 먹고 싶어 하는 우리의 욕망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 동물은 우리의 친구라고 말하면서도 우리는 고기를 사랑한다. 동물들이 행복한 환경에서 자라길 바라면서 고기를 많이 먹는 것은 굉장한 모순이다. 우리가 오늘날 고기를 싼 가격에 많이 먹을 수 있게 된 것은 밀집사육, 집단 도축 등 비윤리적인 공장식 축산 경영 덕분이다. 과도한 육식문화로 인해 실제로도 1년에 250~300개의 알을 낳는 레그혼, 32일 만에 성장하는 일명 팝콘치킨이 등장하게 되었다. 

 

ALF 단체에 대하여 

 

 

 

ALF는 한국말로 하면 '동물해방전선'으로 동물해방을 외치는 단체이다. 사람들에게 슈퍼피그 프로젝트의 진실을 폭로하여 모든 슈퍼피그들을 구출할 계획을 세운다. ALF의 리더 격인 제이는 40년 동안 이어져온 동물해방과 비폭력의 전통을 철저하게 따르는 인물이다. 선악으로 구분하자면 그들은 '선'에 해당할까? 다음은 ALF를 완전한 선이라고 단정짓기 어려운 이유를 설명해보려 한다. 

 

1. 단원들끼리의 대화

 

ALF 멤버들은 옥자가 실험실로 보내지기 전 옥자의 몸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한다. 카메라에는 옥자가 강제로 짝짓기를 당하고 학대당하는 장면이 담겨져있었다. 레드는 옥자가 실험실로 가게 되면 어떤 일을 당할지 알고도 자신들이 그 곳으로 옥자를 보냈다고 자책한다. 나머지 멤버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결국 옥자가 실험실로 가게 되면 끔찍한 일을 당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도 옥자의 희생으로 미란다의 악행을 폭로하려고 했던 것이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한다"는 말도 있지만 옥자에게는 씻을 수 없는 고통과 상처를 안 긴 셈이다.

 

2. 비폭력을 지향하는 제이가 케이에게 폭력을 행하는 장면

 

미자는 옥자가 실험실로 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지만 케이의 거짓 통역으로 ALF 멤버들은 미자 또한 이를 허락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후에 케이가 오역을 한 것을 알게되고 제이는 케이에게 폭력을 행사한다. 비폭력을 지향하는 제이가 케이를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그를 제명시키는 모습은 비폭력 평화주의를 지향하는 ALF의 신념과는 다소 상반된 모습이었다. 


결론
영화 '옥자'가 채식주의를 강요하는 영화는 아니다. 다만 가혹하고 잔인한 환경 속에서 동물을 대량생산 라인의 일부로 만든 공장식 축산에 대해 되짚어 보고 싶었다.
-봉준호-

영화 '옥자'를 보면 미자가 닭백숙을 먹기도 하고 옥자와 함께 물고기를 잡는 모습도 보여준다. 그러나 영화 속에 등장하는 닭과 물고기는 좁은 밀집사육시설에 갇힌 슈퍼피그들과는 달리 방생된 환경에서 살고 있다. 결국 육류를 과도하게 소비하는 오늘날의 문제점을 보여줌으로써 적어도 한 개체의 삶을 망가뜨리는 일은 하지 말자는 것이 이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메세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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